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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을 하였는데 사고를 당한다면.....

며칠 전의 일입니다.

도서관 앞 도로에 어느 여성분이 아이를 붙잡고 안절부절못하면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으시더군요.

그래서 이용자와 얘기를 나누던 청경분이 다가가서

무슨 일이냐고 물었습니다.

 

가보니 아이의 손가락에 피가 많이 나오는지

휴지로 손가락을 감쌌는데도

휴지가 피범벅이 되고 바닥에 피가 떨어질 정도였다 합니다.

문에 손가락이 끼여서 그렇게 되었다면서

택시와 구급차를 불렀는데 아무도 오지 않으니

어떻게 하냐면서 정신이 없으셨답니다.

 

그러자 이용자 분께서 군말 없이

"그럼 제가 병원에 모셔다 드리지요."라며

자신의 차를 끌고 나와 모자 두 분을 차에 태우고

근처 큰 병원에 갔다고 합니다.

 

다녀오고 나서 우리에게 얘기를 해주었는데,

아이 손가락에 있는 뼈가 으스러졌다고 하더군요.

(문이 흉기군요.;;;)

그 말을 듣고 저는 착한 일을 하였으니

분명 복을 받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어제 일입니다.

도서관에서 갑자기 쿵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보니 어떤 차가 뒤에 있는 차 옆구리를 받았더군요.

 

알아보니 그 분은 차를 주차하기위해 차를 돌리고 있었는데,

후진을 한 후 다시 앞으로 간다는 것이

기어를 바꾸지 않고 후진 기어 그대로인 상태에서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를 밟으셨다더군요.

당연히 차는 전진이 아닌 후진을 하게 되었고,

뒤에 있던 차를 들이받은 것입니다.

제가 근무하는 도서관은 산에 있는지라 경사가 심합니다.

따라서 오르막을 오르기 위해 힘껏 밟았기에

운전석 차문을 완전히 교체해야 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사고를 낸 분은 보험회사에 연락을 취했고,

보험회사직원은 사고 낸 사람이 90%, 받힌 차주가 10%이라고 하더군요.

왜냐하면 주차를 주차선이 아닌 도로에 주차를 하여서

100을 할 수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러고는 차를 수리 센터에 맡기더군요.

 

그렇게 사고 처리가 마쳐지는 것을 보고

저와 직원들은 이런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그 때 착한 일을 했는데 복이 아닌 사고를 당하니 참 이상하다."

 

 

제가 지금까지 보아온 대부분의 책에서

착한 일을 하면 복이 온다고 배웠습니다.

그래서 그 분 역시 복이 오리라 생각했는데,

사고를 당하셨으니 잘 모르겠더군요.

 

그러다 오늘 아침에 샤워를 하면서 생각해보았습니다.

'착한 일을 했는데도 복을 받지 않은 이 경우를 어떻게 생각해야할까?'

'선행을 하든 하지 않든 복이 오는 것은 상관이 없는 걸까?'

'아니면 복을 바라고 하는 선행은 오지 않는 걸까?'

'선행을 하면 복이 온다는 말의 의미는

A가 선행으로 B를 기쁘게 했다면

B는 그 기쁜 마음으로 C와 대화를 나눈다면

C는 다시 D에게 기분 좋은 행동을 할 것이고,

D는 A를 만나 기분 좋게 할 것이니

이런 순환을 복이라 부르는 것이 아닐까?'

라는 별의별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 때 문득 책에서 본 이야기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날씨가 화창한 일요일에 두 친구가 만나 무엇을 하며 하루를 즐겁게 보낼지 서로 의견을 나누었다.

 먼저 한 친구가 제안했다.

 "가까운 절에 가서 진리의 말씀을 듣는 게 어때?"

 다른 친구가 대답했다.

 "넌 항상 고리타분한 생각만 하는구나. 모처럼 날씨도 화창한데 어디 야외로 나가 바람이라도 쐬는 게 더 좋잖아?"

 절에 가자고 얘기했던 친구가 말했다.

 "아니, 난 절에 가서 진리의 말씀을 듣는 게 더 좋겠어. 너는 야외로 나가 바람을 쐬렴."

 두 친구는 서로 자기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기로 결정을 하곤 헤어졌다.

 그런데 그렇게 각자 자기의 갈 길로 간 두 친구는 묘한 운명의 장난 같은 일을 당한다. 절로 향하던 친구는 불의의 교통 사고를 당해 다리를 다쳤고, 야외로 바람을 쐬러 간 친구는 산에서 금 덩어리를 줍는 뜻밖의 횡재를 한 것이다.

(중략)

 병원에서 금 덩어리를 주워 횡재를 한 친구의 말을 들은 다리를 다친 친구는 퇴원하자마자 절의 스님을 찾아가 물었다.

 "스님, 참으로 기이하지 않습니까? 절에 가서 부처님의 말씀을 들으려고 한 저는 불의의 사고를 당했는데 야외로 놀러간 친구는 뜻밖의 횡재를 했으니까요. 무슨 연유라도 있습니까?"

 스님은 이렇게 대답해 주었다.

 "잘 듣게. 자네는 전생에 많은 악행을 지어서 그 업보로 현생에서 불의의 사고로 죽을 운명이었네. 그런데 어려서부터 부처님의 말씀을 들었기에 다행히도 다리만 다친 거라네. 또 자네의 친구는 전생에 많은 선해을 지어서 현생에서 이름난 갑부가 될 운명이었는데 어려서부터 많은 죄를 지은 까닭에 겨우 금 덩어리만을 줍는 것으로그 전생의 선업을 대신한 거라네."

 

출처 : 청소년을 위한 에세이러 읽는 채근담 上 - Page 290

 

물론 이 이야기는 불교의 윤회사상이 들어가 있지만,

이 이야기를 통해 얻은 것이 있습니다.

'사고를 당한 것을 화를 당했다 생각하지 말고

큰 화를 작은 화로 바꾸었다고 생각하자.

그럼 덜 억울할 것이고 덜 힘들 것이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하니

이런 식으로 생각을 가진다면

세상 살아가는데 덜 피곤하지 않을까?^^'

 

이 글을 보시는 분 중에서

이 보다 더 좋은 생각을

덧글이나 트랙백으로 알려주시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PS

그 이용자 분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시던데

측은지심(惻隱之心)을 가지고 계시고 실천하시니

필히 공무원이 되셔서 좋은 일을 많이 하시길 바랍니다.^^


by NoSyu | 2007/06/08 13:26 | in Thinking | 트랙백 | 핑백(1) | 덧글(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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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루돌프 at 2007/06/08 14:40
누가 쓰러져서 긴급 심폐소생술 했다가 -_-
갈비뼈 상했다고 그 구해준 사람 고발한 일도 있었습니다.

결론 : 내 일 아니면 신경 끄자.
Commented by NoSyu at 2007/06/08 17:35
/루돌프/
그런 일이 있었군요.-_-;;
결론 화려한걸요?ㅋㅋ
Commented by 사바욘의_단_울휀스 at 2007/06/08 18:54
음 미신이군요^^;; 착한일하면 복을 받는다는 심속(토속)종교
Commented by NoSyu at 2007/06/08 19:12
/사바욘의_단_울휀스/
네.. 미신이에요.^^
그런데 뭐라할까요.. 그게 제법 널리 퍼져있는 듯싶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선행'이 위에 나오듯이 진리의 말씀이 될 수 있는 것이지요.
그 진리의 말씀이 누구의 입에서 나온 것인가는 다르겠지만..^^
Commented by 무부 at 2007/06/08 21:45
가면 갈수록 착하게 사는게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사회지요..
윗 분은 정말 운이 없으신거지...........
아님, 윗분한텐 찍히신 건지 ㅡㅡ
Commented by 럭셜청풍 at 2007/06/08 22:13
착하게 사는게 바보같아죠,
그런데 그렇다고 나쁘게 산다면, 바뀌지 않을거에요.
독립운동가분들이 나라에 목숨을 바치셨지만 결국 광복하는것을 못보고 죽은분이 많은것처럼
시작은 미비하나 끝은 창대하리라인가요, 작은변화가 세상을 바꾼다고 하잖아요 ^^
Commented by bono at 2007/06/08 23:18
긍정적인 마음가짐인 것 같습니다. 배울만한 자세네요. :)
Commented by NoSyu at 2007/06/09 08:47
/무부/
착하게 사는게 어려워요.^^
위의 이야기는 참 황당하죠.;;;
Commented by NoSyu at 2007/06/09 08:48
/럭셜청풍/
저도 나쁘게 사는 것을 나쁘게 보고 있답니다.(엉?)
그런데 가끔 '선악'의 기준이 모호해서 참 어렵답니다.ㅜㅜ
Commented by NoSyu at 2007/06/09 08:48
/bono/
저도 생각의 끝지점에 생각해보니
흔히 얘기하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이더군요.^^
칭찬 고맙습니다.
Commented by 짜로씨 at 2007/06/09 09:51
음... 세상 사는 것 자체가 고행인지라 좋은 일 하신분들이 빨리 돌아가시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뭐냐......;;;)
Commented by NoSyu at 2007/06/09 10:27
/짜로씨/
그런 듯싶어요.ㅜㅜ
욕을 먹으면 오래 산다는게 맞는 말인 듯...;;;;
Commented by 8NBee at 2007/06/09 19:32
선행과 복은 원래부터 관계가 없는 것은 아닐까요...
Commented by 민트 at 2007/06/10 17:29
선행은 맘이 내키면 하고 복을 기대하는 심리는 버려야 편할 것 같습니다. 꼭 비극은 가난해도 착하게 사는 집에 더 많이 오는 것 같고 (불치병 모금행사 이런 것 봐도).. 그냥 힘 닿는데까지 맘 내키는데까지 착한일 하고 싶으면 하고 싫으면 말고...
Commented by 아르 at 2007/06/10 21:26
=_=; 제가 전생에 죄가 많은 인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착한 일을 해도, 그게 복으로 돌아오지 않고 불행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으니...;
Commented by NoSyu at 2007/06/11 11:44
/8NBEE/
그런 듯싶어요.^^
그런데 선행을 하라고 권하는 이야기를 읽어보면
선행을 하면 복이 오는 형식이더라구요.^^
분명 관계가 없음에도 그런 이야기가 많아서
관계가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NoSyu at 2007/06/11 11:46
/민트/
어쩌면 비극이라는 것은 모두에게 찾아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무엇인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경우
그 차이가 있는 듯싶습니다.
여기서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 사람은 고생을 많이 하더군요.;;;
Commented by NoSyu at 2007/06/11 11:46
/아르/
오랜만이네요.^^
그러고보니 저도 아르씨 블로그를 찾아가지만 댓글을 잘 남기지 않았네요.

참으로 그게 딜레마이네요.;;;;
Commented by 頭文字-K at 2007/06/14 10:27
문에 손가락이 끼여서 그렇게 되었다면서

...저 어릴적에 그런일이 있었죠...
..................손톱자체가 아주그냥 부서지고;;
Commented by NoSyu at 2007/06/14 11:28
/頭文字-K/
저런..
저도 그런 일이 있었지만, 손톱에 멍이 드는 정도로 그쳤답니다.
그런데 부서지다니..ㄷㄷㄷ
Commented by NoSyu at 2007/06/23 23:51
이 이야기의 주인공(?) 분이 이번에 군무원으로 합격하셨다고 하더군요.
아마 액땜하신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축하한다는 인사를 드렸지만, 여기서도 다시 한 번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Commented by Mizar at 2007/06/24 00:23
축하할만한 일이군요..^^
저역시 축하드립니다~
Commented by NoSyu at 2007/06/24 11:21
/Mizar/
네.. 축하드릴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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